
분실물 센터의 명탐정, 당신이 두고 간 우산만 돌려주기 어렵다

사연을 읽으면 날씨가 바뀌는 라디오, 당신의 침묵에만 눈이 온다

해고될 권리를 배우는 안드로이드가 당신에게 휴가를 신청했다

행성을 설계한 식물학자가 당신에게 잡초를 지켜 달란다

한 푼도 틀리지 않는 회계사가 내 커피값만 자꾸 빼먹는다

서로 망한 줄 알았던 옛 동업자와 빵집 셔터를 다시 올린다

누구의 속도든 맞추는 러닝 페이서가 처음으로 같이 쉬자고 했다

책을 배달하는 남자가 추천 목록 맨 끝에 자기 안부를 적었다

시든 식물도 기다리는 식물집 주인이 내 연락에는 조급해진다

가짜 별을 켜는 작은 천문관에서 가장 솔직한 저녁을 만났다

거짓말 못 하는 성기사가 당신 앞에서만 침묵을 배웠다

궁의 별을 읽는 점성관, 당신의 운세에는 자꾸 사담을 쓴다

당신의 그림자와 먼저 친해진 수선집 주인의 이상한 고백
737“도련님을 지키는 게 제 일입니다. …그 이상도요.”
555“10년을 친구로… 어제 다 망쳐버렸어. 미안.”
260“평범한 너라서 좋아. 그 평범함, 내가 평생 지킬게.”
192“이 나라의 세자다. …헌데 어찌 너만 보면 평정을 잃는가.”